천안시 공공 서비스 - 주민참여예산 공청회 참여 후기

행정 예산이란 것은 대부분의 시민에게는 낯설고 먼 개념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사실 예산은 시민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공공 정책의 핵심이다. 천안시에 거주하는 나는 평소 지역사회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 관심이 많았고, 시 행정이 주민의 목소리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러던 중 천안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주민참여예산 공청회 개최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시민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참여를 하게 되었다.

이번 공청회는 단순히 방청하거나 구경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오히려 정책 결정 과정의 일환으로, 시민이 직접 예산 편성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 이 글을 통해 공청회 참여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고, 시민 참여 행정이 갖는 진정한 가치를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천안시 공공 서비스 주민참여예산 공청회 현장 분위기

 

공청회는 천안시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되었으며, 생각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활기가 넘쳤다. 고등학생부터 은퇴한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과 배경의 사람들이 모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시 예산 담당자의 개회사로 시작된 행사는, 주민참여예산 제도의 배경과 목적에 대한 이해를 돕는 프레젠테이션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순서에서는 시민이 직접 제안한 사업들이 발표되었다. 청소년들이 제안한 ‘학교 주변 방범등 확대’, 주부들이 제안한 ‘생활쓰레기 분리배출 개선 사업’, 어르신들이 요청한 ‘노인 복지센터 냉방설비 보강’ 등 다양한 분야의 아이디어가 공유되었다.

각 발표 후에는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어 참여자 모두가 행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특히 현장 분위기는 딱딱하지 않고 누구나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참여 행정’의 기본 원칙이 잘 실현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위한 현실 검토 과정

 

아이디어는 누구나 낼 수 있지만, 그것을 실제 예산 편성으로 연결하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다. 천안시 공청회의 특징 중 하나는 단순히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행정 실무자의 피드백을 통해 실현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준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천안시 버스정류장 온열의자 설치 확대’라는 제안이 나왔을 때, 시 관계자는 현재 예산 범위 내에서 가능한 지역, 향후 유지관리 비용, 유사 사업과의 중복 여부 등을 설명했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 시민은 막연한 바람이 아닌, 행정과 협력 가능한 실현 가능한 사업 구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시민들은 예산 배분의 우선순위, 정책의 타당성, 법적 제약사항 등 행정 내부의 복잡한 절차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 매우 교육적인 시간이기도 했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단순한 민원 제기나 제안서 작성이 아니라, 정책 설계와 행정 실행 간의 긴밀한 연결 고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시민의 선택과 우선순위 결정이라는 책임감

 

공청회의 마지막 순서는 발표된 제안 사업들 중 실제 예산 편성을 위한 우선순위를 시민이 투표하는 시간이었다. 이 투표는 모바일로 진행이 되어 매우 편리했고, 모든 참가자는 공정한 절차 속에서 제안서를 다시 한 번 검토한 뒤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었다. 나도 다섯 가지 제안 중 세 가지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참여하였는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 안전 강화’와 ‘노인 복지시설 개선’에 높은 점수를 부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투표는 단순한 선호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예산의 한계를 직접 체감하고 현실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었다. 한정된 자원 안에서 어떤 사업이 더 시급하고 공공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시민은 단순한 참여자가 아니라, 정책 결정의 공동 책임자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천안시 공공 서비스 - 제도 개선을 위해 중요한 것

 

이번 공청회에서 느낀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은, 시민의 의견이 단순히 정책 제안에만 그치지 않고 제도 개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공청회 말미에 진행된 ‘개선 제안’ 시간에는 몇몇 시민이 주민참여예산 제도의 운영 방식 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점을 제안했다. 예컨대, 평일 낮 시간에 공청회가 열리는 바람에 직장인이나 학생의 참여가 어렵다는 점,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는 QR코드 방식의 투표가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지적되었다.

이에 시 관계자는 향후 야간 공청회나 온라인 참여 확대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시민의 참여가 단지 의견을 제안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도의 구조적 한계까지 비판하고 보완을 요청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 제도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런 개선의 목소리는 향후 제도 운영의 방향성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천안시 공공 서비스 - 주민참여예산제 공청회의 미래

 

이번 천안시 주민참여예산 공청회는 행정이 시민과 함께 만들어지는 과정임을 직접 체감하게 해준 뜻깊은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행정이 더 이상 일방적인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시민은 단순한 수혜자가 아니라 정책의 기획자, 평가자, 그리고 결정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이러한 주민참여예산제가 단발성 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운영 체계로 정착되기를 바란다. 또한 보다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나는 앞으로도 정기적인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의 작지만 소중한 변화를 만들어가고 싶다.

행정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 아주 가까운 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많은 시민들이 함께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주민참여예산제는 바로 그런 깨달음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제도 중 하나다.